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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100권

내가 사랑한 화가들/내가 사랑한 화가들_정우철/도슨트_정우철/독후 활동/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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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목 내가 사랑한 화가들
  • 지 은 이 정 우 철
  • 출 판 사 나무의 철학


마음 맞는 몇 명의 엄마들과 나름 독서 모임을 꾸렸어요. 거창하게 깊이 있는 읽기 모임이 아니라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깝고 아쉬워서입니다. 그렇게 우리만의 목표를 세웠어요. 2022) 경남독서한마당 성인 부분 선정도서 읽기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의 모임은 꾸준히 이어졌고, 허투루 보내던 시간을 조금씩 유익한 일에 분배할 줄 아는 현재가 되었어요. 이번 11월 모임의 선정도서는 유명한 도슨트 정우철님의 <내가 사랑한 화가들>입니다.
작가님도 프롤로그에 언급했듯 책을 읽으며 그들(화가)의 삶과 우리의 삶이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배웁니다. 사랑, 헌신, 배반 등 우리들의 삶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는 감정이 밑바탕이었으니깐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과연 성공이란 무엇인가? 였습니다. 살아생전 가난과 타인의 따가운 시선 등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고스란히 감내하며 스스로 파괴하는 삶을 살았던 이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한 개인으로 우리가 가장 강조하는 지금, 현재의 삶은 행복과는 너무도 거리감이 있기 때문일 테죠. 그렇다고 그들을 가엽게만 본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존엄에 의문을 품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위대한 그들의 밑바탕에 자리 잡은 숭고함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읽었습니다.

온 세상이 거장이라 부르는 화가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우리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


<내가 사랑한 화가들>은 작가님이 특별히 사랑하는 열한 명의 화가들 삶을 담은 책입니다. 구성은 3장으로 되어 있어요.

1장 사랑, 오직 이 한 가지를 추구했던 화가들
① 마르크 샤갈(1887 ~ 1985)

나는 나의 세계, 나의 삶, 내가 사랑했던, 꿈꿨던,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모든 것을 그렸다.

우리에게 <생일>이라는 작품 익숙합니다. 샤갈이 생일에 경험한 일을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림으로도 행복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입니다.

p38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생의 마지막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 샤갈의 그림에는 사랑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할 때조차도 그는 사랑이 주는 다채로운 감정을 붓으로 표현했어요. 삶에 기쁨을 가져다준 것도 고통을 가져다준 것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가로막혀 실의에 빠졌을 때 다시 일어서게 해 준 것도 모두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샤갈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람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②앙리 마티스(1869 ~ 1954)

내가 꿈꾸는 미술이란 정신노동자들이 아무 걱정, 근심 없이 편안하게 머리를
누일 수 있는 안락의자 같은 작품이다.

마티스의 예술에 대한 열정에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만 아파도 식음을 전패하고 누워있던 과거가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누구보다 아들(마티스)을 지지하는 따뜻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에서 솔직히 제 아들이 생각났어요. 나와 다른 성향을 가진 아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반성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p42
다행히 마티스에게는 다정한 어머니가 있었는데, 어머니는 언제나 따뜻한 시선으로 마티스를 바라보았고 아들을 지지해 줍니다. 마티스는 어머니에 대해 "내가 하는 모든 것을 사랑해 주셨다"라고 회상했죠.

③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 ~ 1920)

행복은 우울한 얼굴의 천사이다.

모딜리아니가 조각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건강상 문제로 조각을 그만두고 그 이후로 인물화를 많이 그렸다고 해요. 그중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큰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입니다. 조건 없는 사랑으로 모딜리아니를 옆에서 지킨 잔은 같은 여성으로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공해 꼭 조국 이탈리아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끝내 돌아가지 못하고 타국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p.84 ~ 85
모딜리아니는 숨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해요. "이탈리아여, 그리운 이탈리아여."


④알폰스 무하(1986 ~ 1939)

거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시장이 될 것이다.

솔직히 낯선 화가입니다. 그런데 타로카드 그림을 그린 분이라는 사실에 아~ 놀랐답니다.
제가 그림은 교과서에서 보고 배운 게 전부다 보니 대부분 정물, 인물, 추상 등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무하의 그림은 정교한 세밀화라 그래픽으로 그린 그림으로 착각했어요. 무하는 유명 연극배우의 포스트를 그려 유명해졌다고 해요. 이런 무하의 작품은 많은 만화가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크게 끼쳤다고 합니다.

p101
"가난한 사람들도 아름다움을 즐길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인데 이런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에 포스터를 그려 길거리 자체를 전시장으로 삼을 수 있었을 거예요. 모두가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요.

2장 자존,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모든 시련을 감수한 화가들

⑤프라다 칼로(1907 ~ 1954)

나는 아픈 것이 아니라 부서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 살아 있음이 행복하다.

여성 화가 칼로는 눈썹이 붙어 있는 자화상으로 우리들에게 유명하죠.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유년시절, 청년기, 중년기 모두 순탄한 삶을 살아가지 못한 그녀의 삶이 그렇더라고요.

p.117
고통이란 피할 수도 없거니와 고통 없는 인생은 본래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요.

⑥구스타프 클림트(1862 ~ 1918)

나라는 예술가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나의 그림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정말 클림트의 <키스>는 쉽게 볼 수 있었던 그림입니다. 클림트는 벽화로 유명했어요. 황제가 좋아하는 그림을 벽화로 그렸어요. 그러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는 계기가 생겨 자신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p167
시대의 흐름과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예술로 솔직하게 표현했습니다. 그의 작품이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는 예술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내면을 드러낸 그만의 솔직함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⑦툴루즈 로트레크(1864 ~ 1901)

인간은 추악하지만, 인생은 아름답다.

귀족들의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자신들이 가진  것을 보호하기 위해 근친으로 가족관계를 형성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근친이 발병 원인인 '농축이골증'을 앓은 로트레크는 성장이 멈추고 장애를 가지고 살았다고 합니다.
최고의 귀족이 최하층민들이 모여있는 물랑루주에서 사실적인 그림을 그렸다고 해요.

p179
내가 살고 있는, 내가 바라보는 이 세상을 절대 인위적으로 아름답게 그리지 않겠어.

⑧케터 콜비츠(1867 ~ 1945)

이 시대에 변호받을 수 없는 사람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한 가닥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싶다.

콜비츠는 판화가입니다.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예술가로서 그녀의 삶은 전쟁이라는 큰 소용돌이에 휘말려 '자신만의 시선으로 현실과 투장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p191
판화가인 케테 콜비츠는 예술의 존재 의의를 사회 참여하고 생각했습니다.
p192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치열한 현실을 담았기에 그녀의 작품에서는 화려함이나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보편의 삶을 농도 깊게 담은 진정성이 강하게 묻어나죠. "미술이 아름다움만을 고집하는 것은 삶에 대한 위선"이라면서요.

3장 배반, 세상의 냉대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화가들

⑨폴 고갱(1848 ~ 1903)

나는 보기 위해 눈을 감는다.


학창 시절 미술 시험에 꼭 등장하는 화가였어요. 타히티의 열기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그림으로 유명하죠.
이 책에 소개된 인물 중 가장 성공에 목말라한 현실적인 사람 같았어요. 대중 앞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 자신의 그림을 유명하게 하기 위해 자의 반 타의 반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포기합니다.

p241
'요즘 당신은 위대한 미술가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인도양 한가운데서 완전히 새롭고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을 보내는 괴물이라고들 하죠. 당신이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죽는 일은 없을 테니, 파리에 와서 환상을 깰지 타히티에서 죽어서 신화를 완성시킬지 결정하십시오'

⑩베르나르 뷔페(1928 ~ 1999)

인생이 만약 멋진 것이라면 예술가로서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제가 살았던 시대에 존재한 인물이라는 것에 놀랐어요. 21세기가 시작되기 전, 20세기에 삶을 마감 한 인물입니다.
일찍 젊은 시절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철저하게 프랑스 평론가들로부터 외면당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의 고통이 어떠했을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아픕니다.

p266
나는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한 척의 작은 배와 같다. 파도는 계속해서 덮쳐오고 또 밀려가기를 반복한다. 나는 그 파도에 휩쓸려 때로는 부딪치고 다시 일어서면서 간신히 조종간을 잡고 있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자신을 끝내 받아 들일수 없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인물입니다.

p272-273
뷔페는 누군가에게 부담이 되는 것을 싫어했어요. 그래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겠죠. 그의 결정에 대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요. 다만, 50년에 걸쳐 일군 화가로서의 위엄을 모든 사람들이 인정해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때때로 세간의 혹평을 받았지만 그럴 때마다 뷔페는 악평 덕분에 더 분발하게 되었다고 말했어요. 그는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그림에 자신의 열정을 모두 바쳤습니다. 그림은 그의 전부였고 나는 그의 모든 작품을 사랑합니다. 그와 나눈 41년간의 사랑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어요. 그가 남긴 작품들과 그와 나눈 추억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11 에곤 실레(1890 ~ 1918)

예술가를 억압하는 것은 범죄다.
태어나는 생명을 죽이는 것과 같다.

누드화를 많이 그린 실레. 문제적 예술가로 낙인찍힌 그의 누드화는 예술과 외설의 경계는 어디쯤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너무 짧은 인생이라 더 아쉽고 안타까움이 느껴졌어요.

p290
실레는 풍경화도 일반적으로 그리지 않았습니다. 풍경을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풍경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실었죠.

p292
어쩌면 삶이라는 게 고통스럽고 외로운 것이기에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각자의 버팀목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열한 명의 화가들은 자신들의 삶에 충실했고 누구보다 미술을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위대한 그들의 그림을 감상하며 이야기할 수 있겠죠. 그들의 고통 위에 올라선 예술이라 더 위대하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그림과 작품 소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책이라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