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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100권

시옷의 세계/시옷의 세계(김소연)/에세이/독후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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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시옷의 세계,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지 은 이 김 소 연
출 판 사 마음산책

호기심을 참지 못해 질문을 하고야 말았던 데에서 출발한 내 의심은 나를 비관주의자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호기심은 예상하기를 즐겼고 예상은 맞아떨어질수록 좋았고, 나는 나쁜 쪽의 예상을 즐겼다.
낙관은 대체로 빗나갔지만 비관은 대체로 맞아떨어졌다.
낙관은 허술한 것으로, 비관은 치밀한 것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주눅은 어느새 사라졌고 긍지 비슷한 게 생겨버렸다. 의심의 기술은 점차 예민해져갔다.
목적하고 겪는 모든 일에 대한 나의 비관과 의심에 한하여 나는 낙관주의자가 되어갔다.

작가는 시인이다. "세상을 바꾸려는 손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되는. 그런 시에다 옷을 입히듯 나의 이야기를 입혀보았다. 나의 이야기가 내가 좋아하는 시 구절과 사이좋게 사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다."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야기한다. 작가 자신의 삶에 시의 옷을 입힌 작품!!! 그래서 작품이 시옷의 세계인가 보다.
작가가 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작가에게 시는 어떤 존재인지, 구구절절 독자에게 와닿는다.
시인이 생각하는 모든 세계는 우리의 현실 이야기이고, 시인이 경험한 사실은 우리가 경험하는 사실과 맞닿아있다


시의 정의를 찾아본다.  에드거 앨런 포는 "시란 미의 운율적인 창조이다." , 매슈 아널드는 "시는 인생의 비평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시의 사전적 의미도 찾는다.  <정서나 사상 따위를 운율을 지닌 함축적 언어로 표현한 문학의 한 갈래>라고 정의하고 있다.
시는 이렇게나 다양한 옷을 입은 문학 작품인가 보다. 솔직히 시에 문외한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작가를 수술실 집도의 같다 생각했다. 단어 하나하나를 잘게 잘게 해부해 관찰하고 정의 내리는 게 그랬다.
단어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고 사람의 내면도 면밀히 관찰하는 유능함까지. 경이로움에 빠져  읽었다.
작가의 세상에서는 같은 사물을 보지만 사뭇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이렇게도 보는구나, 아니 볼 수 있구나. 이건 생각이 한쪽으로 굳어 있는 나를 딴 세상을 보는 구경꾼으로 만든다.

p.162
이 세상에 미안하다는 말이 생겨난 것은 사랑이 거짓말을 간절히 사랑했기 때문이다.
p.178
물속에 풀려나가는 푸른 잉크 한 방울처럼, 푸른 멍 하나가 온몸에 번져갔다. 나는 푸른 멍이 든, 불길한 사람이 되어갔다.
p.183
그녀의 악몽은 세포분열을 일으키며 개체의 수를 불리는, 끔찍하리만치 생명력이 강한 미생물과 같았다. 그녀는 그것을 곰팡이라고 불렀다. 자신의 희망에 온기가 생기고 습기가 생길 때에 번번이 악몽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너무 심오해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많다.
그러나 마음으로 스미는 감정을 고스란히 나눠 가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