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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읽어주는 그림책

처음 이가 빠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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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힘들거나 지칠때 추억이라는 영양제를 먹고 힘을 얻을 때가 있다.
어릴때 누구나 있을 추억에 관련된 그림책이다.

 

처음 이가 빠진 날

리우쉰 글.그림/ 박소영 옮김

예전 그림책읽기 동아리 강사님이 책의 표지는 집의 대문과 같다고 하셨다.

우리가 대문을 보면 어느정도 그 집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표지봐 봐도 옛 정취가 느껴진다. 어린시절 내가 자란 집 같은...

 

주인공 꼬마아가씨는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꿈을 꾸던중 흔들리던 앞니가 빠진다.

할아버지께서 앞니가 빠지면 지붕위로 던지라는 말씀이 생각나 할아버지를 찾았지만, 집에 계시지 않는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발소에 머리를 깎으러 가신다고 하게 생각나 이발소로 할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골목이 깨지 않게 조용히 살금살금 걸어갔어요.

나는 이 표현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동네 골목을 무엇때문에 조용조용 걸어야 할까??

그건 골목길에 잠들어 있는 어른들을 있었기 때문이네요. 

 

좁은 골목길 벽에는 동물들과 야만인이 살고 있고, 벽의 호랑이에게 자신의 빠진 앞니를 자랑하며 걸어요. 친구가 함께 놀자고 유혹해도 할아버지랑 앞니를 지붕을 던져야 하니 그것도 거절하고 걷네요.

골목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구경하며 할아버지를 찾아 이발소로 향하는 꼬마아가씨...

드디어 이발소에 도착했어요.

할아버지라고 생각한 손님이 할아버지가 아니었네요.

할아버지는 우물가에서 장기 두는 걸 구경하고 계시네요.

할아버지를 찾은 꼬마아가씨는 할아버지 손을 이끌며 자신의 앞니가 빠졌으니 지붕에 이를 던지로 가자고 해요.

할아버지랑 손녀가 두손을 꼭 잡고 집으로 향하는 뒷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옛날의 우리들이 살았던 골목길을 달리는 모습.

골목길 벽에 빨간 글씨로 철거라고 쓰여 있네요.

할아버지는 낡은 집을 허물고 높은 빌딩이 생길거라고 말씀하시네요.

집으로 돌아와 할아버지가 이를 지붕 위로 휙 던졌어요.

"꼬마 아가씨, 내 이와 네 아빠의 앞니도 이 지붕 위에 있단다. 이 오래된 집은 우리 집안에서 가장 자애로운 어른신이지. 기와 틈에서 자라나는 작은 풀들도 보살피고 우리 꼬마 아가씨의 작은 이도 보살펴줄거란다. 그리고 키도 쑥쑥 자랄 수 있게 도와줄거야."

 

어린 시절 우리네의 동네 풍경이 생각납니다.

실에 흔들리는 이를 묶어 뽑아 아버지가 지붕에 던지며 헌 이 줄게 새 이다오.라며 지붕을 휙 던지던 그 시절.

아플까 두눈 꼭 감고는 빠지는 순간 하나도 안 아프다며 용기를 뽑내던 그 시절.

그때의 내가 이 책속의 꼬마 아가씨가 된 기분입니다.

해가 넘어 갈때쯤이면 이 오래된 집은 지나간 하루를 회상한다.

라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네요.

오래된 집 뒤로 높은 고층빌딩이 세워지는 모습이 왠지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급격한 산업화로 인구수도 늘고, 효율적인 주거공간을 위해서 어쩔수 없는 과정이겠지만, 무분별한 주택정책들이 투기란 이름으로 많은 공간을 빼앗아 버리는것은 아닌가????

이 책은 과거와 현대의 느낌을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달해 주는 것 같아요.

과거의 좁은 골목길이라는 인정과 정겨움이 높고 으시대는 고층 빌딩들에게 밀려 사라지는 현재의 모습.

 

작가는 중국에서 작품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고 하네요.

그림이 생동감 있고,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오늘도 아들이랑 책이야기 나누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