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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서포터즈 활동

경상남도교육청 마산지혜의바다도서관/마산지혜의바다도서관/지혜의바다/2024.독서챌린지_도전! 한 주 한 책 읽기/오, 윌리엄!_엘리자베스 스트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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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파란 하늘이 기분 좋았고 아직은 쌀쌀맞은 바람도 싫지 않았던 하루였습니다.
저는 경상남도교육청 마산지혜의바다도서관 2024. 독서챌린지_도전! 한 주 한 책 읽기에 오늘도 도전장을 던집니다.
열심히 읽고 열심히 독후감을 작성하는 제가 되도록 노력을 해 봅니다.

 

 
도 서 명     오, 윌리엄!
지 은 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출 판 사     문학동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신기한 경험을 합니다. 책 속 인물의 자기화라고 할까요. 요즘 저는 그렇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 <오, 윌리엄!> 속 주인공 루시 바턴의 때로는 기괴하고 때로는 불쌍하고 때로는 평범한 모습에서 신기하게도 저를 발견할 때가 많아 깜짝 놀랐습니다. 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나 <올리브 키트리지>의 주인공 올리브에서도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우리는 삶에 있어 내가 알기도 또는 모르기도 한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하나의 나만을 인정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평소의 내 모습과 다른 나를 만날 때 당황스러워 외면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오, 윌리엄!> 속 루시의 모습에서 '이건 뭐야!' '뭐 이따위야!' 하며 황당했고 '우와, 정말 나도 그런데.' 라며 공감도 했습니다.
 
주인공 루시 바턴은 극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이자 전남편인 윌리엄을 관찰하는 관찰자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동양권의 문화와는 좀 다른 전남편과 친밀하게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에서 살짝 거부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암튼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글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덮으면 오직 인간으로서 루시와 윌리엄을 발견했습니다.
 
저도 살아오며 내가 아는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들을 대할 때 상당히 외로움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런 저와 루시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에 발목이 잡혀 결혼생활 내내 가족들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스스로 투명인간이라고 생각했던 루시의 모습이 이 작품의 옮긴이의 글에서처럼 평생의 배경이 되어 자신을 괴롭혔습니다.
 

p.301  어린 시절 경험한 가난은 결코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어린 시절 경험한 추위도 결코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으며, 평생의 배경이 된다. 

 
내가 경험한 사실을 경험하지 않은 타인이 아무리 공감해도 가 닿을 수 없는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경험이 전부는 아니지만 경험을 이길 수는 없는 것처럼요.
 
루시와 윌리엄의 서로가 알지도 말하지도 못한 경험들이 부부에게 좀처럼 좁힐 수 없는 거리감이 됐고 끝내 서로를 떠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그런 루시와 윌리엄이 윌리엄의 어머니의 과거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자신의 모습을 알아갑니다. 과거의 문제들이 결코 타인이 아닌 나의 문제였다는 사실 말입니다. 요즘 저도 신기하기만치 이런 상황과 생각으로 복잡한 마음이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은 더 저를 객관화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p. 308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물론 자신에 대해서도 아주 조금만 알 뿐.

 
이야기 전개가 신선하고 지루하지 않아 쉽게 읽힌 작품입니다. 특히 결혼생활에 힘든 이들에게 한 번쯤 읽고 자신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p. 177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문득 윌리엄과 함께 살던 시절에 결혼이라는 것이 내게 종종 얼마나 끔찍한 것이었는지 생생히 떠올랐다. 방안 가득 익숙함이 짙어지고, 상대에 대해 알게 된 사실들로 목구멍이 거의 꽉 막혀 실제로 콧구멍까지 밀고 올라온 것 같은 느낌-상대의 생각이 내뿜는 냄새, 입 밖으로 나온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느껴지는 자의식, 한쪽 눈썹이 살짝 기울어지는 턱, 상대 말고는 아무도 그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것들, 그런 걸 느끼고 살면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영원히 그럴 수는 없다.  친밀함은 그렇게 지극지극한 것이 되었다. 

 
 


 
*위 글은 경상남도교육청 마산지혜의바다도서관 홍보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