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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100권

하얼빈/하얼빈_김훈/안중근 의사/김훈 장편소설/독후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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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목 하얼빈
  • 지 은 이 김 훈
  • 출 판 사 문학동네
그럴 테지. 신부님은 프랑스 사람이다. 프랑스는 힘센 나라다. 신앙에는 국경이 없다고 신부님은 말했지만 사람의 땅 위에는 국경이 있다.

외롭다. 고독하다.
외롭다와 고독하다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본다.
외롭다-「혼자 있거나 의지할 대상이 없어 고독하고 쓸쓸한 상태가 있다.」와 고독하다 - 「홀로 있어 외롭고 쓸쓸하다」 두 단어는 서로가 맞닿아 연대하여 나의 마음으로 왔다.
정말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다. 그를 외롭다와 고독하다로 정의 내리는 게 맞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을 정해 본다.
과거에 존재하지 않은 나는 지금, 그의 미래에서 그를 본다. 철저히 외로운 그와 고독한 그와 마주한다.
그의 미래인 지금, 여기에서 나는 온몸으로 죄스러움을 눈물로 대신한다.
감히 어떤 말로도 이 마음이 그에게 닿을 수 없지만, 무거운 마음의 무게감에 압도당한 내가 여기에 있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따뜻하고 평온함이 온전히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다.
뜨겁게 달궈진 가슴과 가엾고 힘없는 백성에 대한 연민을 가득 품고 최대의 거사를 치른다.
과거의 그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토를 살해했을까? 일본의 법정에서 재판을 받으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p.170
조선 팔도는 고요했다. 순종은 그 고요의 바닥이 두려웠는데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순종은 살길을 생각했다. 조선의 살길과 황실의 살길과 백성의 살길은 겹치고 부딪치면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는 죽기로 싸웠다. 살길을 먼저 생각하지 않았다. 죽을 각오로 싸웠다. 하지만 한 나라의 왕은 자신의 살길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과 마음이 서로 엇갈려 있으니 백성만 핍박받았는지 모르겠다.
조선의 왕은 끝내 그를 백성으로 조선인이라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온전히 자신의 안위를 위해... 명분은 백성을 위해서라며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말이다.
인간의 고뇌를 해결하고 궁극적인 삶을 추구하기 위해 믿는 종교의 품에도 안기지 못했다. 그래서 더 내 안에 억울함과 화가 책장을 덮을 때까지 힘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