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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100권

두 번째 지구는 없다(타일러 라쉬)/경남 독서 한마당 선정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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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시댁에 갔다 마당에 있는 수돗가에서 된장을 푸고 묻은 국자를 씻었어요. 순간 아차 싶은 게 전혀 정화작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수돗가였거든요. 이렇듯 의식 없이 행동하는 하나하나가 지구를 아프게 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시골은 이렇게 살았어요. 그릇 씻기, 빨래하기 등등 생활의 대부분을 개울에서 해결했었죠. 그때는 환경오염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이었어요.

 계절의 변화가 뚜렷해 아이들이 뛰어놀기 최적의 환경이었습니다. 불과 몇십 년 사이에 환경이 이렇게 망가지리란 상상은 하지도 못했어요.

 마음껏 환경 안에서 누렸고, 즐겼던 그때의 어린 제가 이제는 커서 어른이 되었고 내 아이와 세상 모든 아이에게 부채감이 큰마음을 가진 주부가 되었습니다.

 주부로 생활하면서 모든 것이 환경과 직결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글귀가 있는데 정말 매일 실감하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먹거리가 쉽게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청결함을 위해 많은 양의 주방, 세탁 세제, 샤워 제품들, 그리고 매일 제법 오랜 시간 끊이지 않고 샤워하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더우면 쉽게 손가락 하나로 에어컨 켜고, 추우면 보일러 가동하고,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배웠던 학창 시절 배움이 잘못된 양 환경이 인간에 적응하며 살고 있는 판국입니다. 현대인들은 너무 쉽고 편안한 생활에 익숙해져 환경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을요.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귀찮아서라고도 할 수 있고, 누구는 내가 왜? 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나름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고 있지만, 몸이 귀찮아지거나, 번거로워 ‘한번쯤이야~!’ 하며 자기 합리화로 실천을 멈출 때가 있어요.

 “완벽할 수는 없다. 완벽한 것도 필요 없다. 다만 깨어 있고 그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게 중요하다.”

 저 역시 실천 지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최근 몇 편의 환경 관련 책을 읽으며 WWF(세계자연기금WWF(세계 자연 기금),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FSC(국제삼림관리협의회) 등 알지도 관심도 없던 기관을 알게 되었어요. 솔직히 IMF도 어떤 기구인지도 모르고 있었으니,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관심을 가지는 게 현재 저이고, 현대인들이 아닌지 모르겠어요.

 지구의 위기, 인류의 위기 떠들어도 딱히 지금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무엇인지? 경험하지 못해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현실일지도 모릅니다.

 작가의 우리는 생태계를 파괴한 가해자이자 그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하다.”라는 문장에서 멈칫했습니다. 현재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인 것 같아서입니다.

 

 “우리의 경제관은 고장 났다고 하기보다는 구각이라고 지적하는 게 더 맞다. 이전에는 몰라서 알 수 없던 것을 어쩔 수 없이 계산에 넣지 못하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알 수 있고 계산할 수 있는 것인데도 안 하는 식이다.

이것이 환경 문제의 핵심이다. 경제 활동의 외부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어떤 일이 유발하는 환경오염과 그것을 회복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 말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화석 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음에도 원자력 에너지가 값싸다는 이유로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것을 들 수 있다. 훗날 원자력 발전소를 닫는 데 들어가는 최소 수십 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 방사능 유출과 그로 인한 땅과 바다의 오염, 오염 때문에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병과 막대한 치료비는 우리가 말하는 경제안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현 정부가 원전을 다시 주요 에너지의 원으로 사용한다는 기조잖아요. 이 문장에서 얼마나 환경 문제를 등한시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우리는 이웃 나라 일본의 쓰나미를 지켜보며 자연을 도발한 결과에 두려움을 넘어 끔찍한 공포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때의 공포가 우리나라, 내 일이 아닐 거란 보장이 어디에 있나요?

 “화가 나서 요구해야 바꿀 수가 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가 오늘, 내일, 모레, 글피에 살아갈 곳이 있는 것이다.”

 지구는 현재 우리 것이 아니라 미래 후손들의 것을 빌려 사용한다고들 말을 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남의 물건 막 사용해서 될 일인가요? 오늘, 내일, 모레, 글피를 위해 우리는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끝으로 누구보다 환경 운동에 진심인 작가를 만나 대단함을 넘어 존경과 지지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