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도록 따갑다. 며칠 전까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옷장에 고이 간직되어 있던 패딩을 서둘러 꺼내 입었는데 오늘 아침의 햇살은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따뜻할 예정이라고 알려 주는 듯하다.
뭐든 불확실한 현실 속에 날씨 또한 온탕과 냉탕을 수시로 들락날락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내 일상도 그렇다. 홍보 서포터즈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매일같이 아들과 함께 찾던 도서관을 여름에 갑자기 다친 발목으로 그도 흐지부지 됐다. 듣고 싶은 강연도 많았으나 이 핑계 저 핑계를 끌어다 붙여 못 듣는 이유를 만들었다. 지금 자리에 멈춰 뒤돌아보면 참으로 이유 같지 않은 이유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유를 따지자면 실망스러운 날이 더 많겠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한다면 또 그렇게 보이는 게 현실이다. 아들과 함께 창원도서관의 여러 행사를 함께 했고 그 시간을 온전히 우리들의 추억이라는 카테고리로 앨범을 만들었다.
햇볕 좋고 콧속으로 간질이며 불어오는 바람도 좋은 평화로운 날과 예측이 시시때때로 빗나가는 날의 연속에도 내 삶에 언제나 든든하고 편안한 창원도서관이 함께 버팀목 같은 존재로 있어 행복했다.
그 추억의 앨범을 천천히 들춰보며 그 시간의 행복감의 밀도가 기분 좋게 나를 감싸 안는다.
아들은 무엇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잘 그려서라기보다 그릴 때 온전히 그것에만 빠질 수 있어 좋아하는 듯하다. 그렇게 우리는 "경남독서한마당 스무 살의 성인식 홍보의 신"에 도전해 보기로 했고 도전했다.
그림을 쓱쓱 그리는 모습을 나는 너무 좋아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재주를 가진 아들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뛰어나지는 않지만 행복한 도전을 했다.
도서관 입구에 있는 <스마트누리>, 이날은 홍보 서포터즈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지만 아들은 이곳을 좋아한다. 뭐든 신기한 걸 좋아하는 아들에게 구미에 맞춤이라 그럴 테다. 대부분 혼자서 대출해 왔는데 이날은 엄마랑 함께여서 더 들떠 있었다.
어쩌면 지난 9개월 동안 홍보 서포터즈로 쉼 없이 활동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이와 행복했던 시간 덕분이다.
창원도서관 광고판을 붙이고 다니던 버스를 보고 손 하트를 하는 활동에서 나보다 더 신난 아들이었다. 그래서 덩달아 나도 행복했다. 아들의 손하트가 사랑스럽다.
창원도서관에는 무수히 많은 좋은 행사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한 도서관 한 책 읽기>를 선택할 테다. 한 책을 긴 시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라 깊이 읽기 할 수 있어 좋아한다. 그중 하나의 행사에 아들과 함께 했다. 나도 눈물 흘리며 읽었던 어린이 선정도서 <눈물도둑>으로 한 행사다.
올해 창원도서관은 큰 책 전시를 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처음에 아들과 놀랬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 사진을 찍고 인증하는 이벤트도 참여했다. 아들도 신나게 놀며 사진을 찍었다.
많은 행사 중 아들이 가장 싫어했던 것, 하지만 엄마 욕심이 하게 했던 것이 <경독당 독서마라톤>이다. 솔직히 처음이 싫지 스스로 그 싫음을 이기고 목표를 달성하면 오는 희열은 아주 행복하다. 이런 감정을 아들은 엄마 덕에 느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답례로 보여줬다.
도서관에서 다정한 답글도 달아주셔서 더 행복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경남독서한마당 행사도 좋아한다. 올해는 아쉽게도 선정도서를 모두 읽기를 목표로 했었지만 아직 미완이다. 그리고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전시공간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창원도서관에서 텀블러를 사용하세요!" <내일의 그리너>라는 행사에도 참여했던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만 골라봤다. 차곡차곡 쌓아 있던 추억을 넓게 펼쳐보니 그 감정은 또 다르게 다가온다.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말을 의미 없이 사용하던 나에게 그동안 많은 일을 했다며 위로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엄마랑 함께 행복한 시간 만들어 준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이런 시간을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준 경상남도교육청 창원도서관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O(∩_∩) O
*위 글은 경상남도교육청 창원도서관 홍보 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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