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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100권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강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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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하다 -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변화를 보이지 않고 그저 예사롭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강창래>

 

덤덤하다란 표현이 어울릴까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 감정은 그렇다.

이 책은 저자의 암투병 중인 아내에게 직접 요리를 해주며 레시피를 기록으로 남긴 글이다.

앞부분의 글은 작가님도 언급했듯 건조함이 느껴진다.

중반부로 갈수록 글에서 절박함이 더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남편이 한 음식만을 먹을 수 있는 아내를 위해 평생 라면 정도만 끓이던 남자가 주방에서

다듬고, 썰고, 볶고, 굽고, 찌고, 끓이고........ 무거운 뒷모습이 상상이 간다.

한편으로 그의 아내는 이런 지극정성인 음식을 먹으며 마음의 치유를 받았을 듯하다.

부부로 살며 어찌 좋은 날만 있었을까!!! 서럽고, 서운하고, 외롭고... 많은 감정들과 함께 했을

시간들이 한술, 두 술... 마음속으로 채우는 사랑의 영양소였을 듯하다.

꾹! 꾹! 눌러쓴 레시피가 얼마나 힘겹게 느껴지는지.....

아내의 임종을 끝내고 홀로 제주도 여행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꺼익~꺼익~ 쏟아낸 눈물은

내 안의 서러움과 안타까움까지 끓어 올렸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3년의 투병 생활을 지극 정성의 보살핌을 받은 아내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말이 진심으로 다가왔다.

음식으로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시키고 사랑하는 것이 진정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글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이 나는 어떤 요리를 하고 있나??? 였다.

요리란 과연 무엇인가? 어떤 마음으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요리를 했나???

스스로에게 깊고 힘겨운 화두를 던지며 이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