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 두 글자가 주는 무게감은 개개인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무게감이 상당하리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제 옆에서 9살 아들은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핸드폰 게임에 빠져 연신 "엄마~엄마~"를 부르며 자신의 게임 실력을 과시하고 있어요.
물끄러미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제발! 게임할 때 만이라도 온전히 엄마를 자유롭게 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봐야 부모님의 수고로움을 깨닫게 된다고 하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은 절대 아니라는 걸 매일매일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시간표는 과거에 머물러 있어요. 엄마의 수고로움에 대한 고마움 마음과 연민으로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육아를 하는 동안 육아의 힘든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온전히 아이가 주는 행복은 등한시했었어요.
다행스럽게도 아이가 책을 좋아해 책을 통해 예전에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을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림책을 통해 온통 먹구름이 끼어 있는 마음에 간간히 햇살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정말 아이랑 함께 읽는 그림책이 너무도 좋았어요.
요즘은 자신도 컸다고 혼자서 책 읽기를 즐기는 아들이 서운할 때도 가끔 있어요.
하지만 같은 그림책을 읽고 서로의 이야기를 간간히 나눌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이 들기도 합니다.
저마다 육아는 힘들고, 지치고, 행복이 충만해지는 여러 가지 마음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인 듯합니다.
육아가 힘들 때 그림책에게 배웁니다. -김주현 지음
작가님은 자신의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육아의 고충과 지침, 감사함을 그림책을 통해 위로받고 아이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는데요.
작가님의 육아에 대한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맞는 그림책 소개는 육아에 지친 부모들에게 주는 처방전 같아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나만 특별히 더 힘들고,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거라는 생각이 온전히 착각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누구나 다 나와 같은 육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니깐요.
지금 육아에 지쳐있는 부모님에게 선물하기 딱인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보다도 내 이야기에 공감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니깐요.
작가님의 그림책 처방은 제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고, 위로해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본문 중]
- 누가 이 사랑의 노동에 대한 시급을 정할 수 있을까요? 아무도 대단하다고 칭찬해 주지 않아도 누구나 다 하는 일이라고 시시하게 여겨도, 나만이라도 그 빛나는 가치를 알아주려 합니다.
혹 누군가는 남들 다 하는 육아를 유난을 뜬다고 말하는 이에 상처 받은 기억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 남들이 알아주는 육아가 아닌 나와 아이가 충만한 육아가 되길 바라봅니다.
[분문 중]
- 아이를 사랑하고 돌보는데도 기윤이 필요합니다. 잠깐 멈추고 나를 돌보지 않으면, 내게 서서히 드리우고 있는 우울의 그림자를 알아 채지 못할 수 있습니다. 엄마에게도 산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온전히 아이에게만 집중한 시간 조금이라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럴 때 산책만큼 더 좋은 처방도 없죠.
[본문 중]
- 육아는 연애랑 비슷한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오붓하게 같이 있고 싶은데, 자꾸 요즘 유행하는 곳을 쫓아다니려고 하고 무언가 이벤트를 벌이면 그 성의를 생각해 즐거워해 줘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데이트가 몹시 피곤해지지요.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 해주려는 분주함이 잘해 보려는 노력이 때로는 관계를 피곤하고 지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나는 얼마나 분주한 사람일까요?
나는 아등바등한다고 했는데, 상대방이 모를 때 그 서운함의 크기는 저만 아는 무한의 크기입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나 존중의 시선이 아니라 나의 과시, 만족을 위한 욕구 표출일지도 모르죠.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이 얼굴을 몇 번이고 바라봤는지 몰라요.
항상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는 건가?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건가? 질문을 듣지고 스스로를 비난하며 끝내기 일수였는데, 이 책을 통해 많은 위로와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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