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일기

아이와 대화중 왈칵 눈물이 쏟아진 하루를 보내며...

728x90

아이 학교 밖 방과 후 수업 숲에서 배우는 과학수업이 있는 날이다.
선생님께서 미리 계곡 물놀이가 있을 예정이니 여벌 옷을 준비 해오라는 공지가 있었다.
수업장소는 창원 북면의 달천계곡이다.

 

달천계곡     place.map.kakao.com/7813746

 

달천계곡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외감리

place.map.kakao.com

아들은 물놀이라는 이야기에 기대를 하고 수업에 참여했다.

연일 내린 비로 계곡의 물이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하다는 선생님의 답사 후기도 있었으니 기대가 된다.

수업시간은 2시간이다.

2시간을 조금 넘긴 후 흠뻑 젖은 아이가 엄마를 부르며 뛰어 내려오고 있다.

얼굴 표정과 행동으로 엄마는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을 거란 예측이 가능했다.

차에서 아이 옷을 가라입히고, 간식을 먹으며 아이의 재잘재잘 숲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듣는다.

"너무 환상적인 시간이었어!!!"라며 아이는 행복한 시간에 대해 평을 했다.

나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집으로 차를 몰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가는 이 시간이 행복하고 감사했다.

그러다 문득 아이가 나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엄마~ 나 엄마 배속으로 들어가거나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아"

여태 재미있게 웃으며 이야기하다 불쑥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를 본다.

"엄마가 울 훈이랑 있는 시간이 얼마나 재미있고 행복한데...... 그럼 엄마는 슬플 것 같아!"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엄마, 우는거야?"

"응. 너무 슬프네!"

아이는 엄마의 말을 듣고 소리 없는 웃음을 보내며 이야기한다.

"엄마~하지만 지금 내가 너무 커서 엄마 배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겠다."

"그렇지!!!!"

"그럼 내 팔, 다리 다 자르고 얼굴이랑 몸통만 들어갈까?"

나는 말없이 아이를 바라본다.

 

그러고 아이는 다른 이야기로 옮겨갔지만, 내 눈에서 눈물은 한동안 멈추질 않았다.

 

나는 간혹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두렵고, 내가 아이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깊이 생각하게 한다.

그러면 나는 지금도 충분히 노력하고, 이해하려 하는데 어디까지일까!!!!!!!!!!! 라며 괜히 아이가 미워진다.

 

아이는 3살에 한글을 스스로 읽었다.

엄마의 무지로 무분별하게 많은 책을 읽었다.

전래동화를 3살의 어린이에게 얼마나 해로운지를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고

명작동화가 그렇게나 잔인하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그때의 나를 질책하고 후회한다.

 

아이는 그때부터 끊임없이 무서운 부분만을 강조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정말 엄마로서 너무도 무섭고 두려운 시간이었는데, 조금 괜찮아지나 싶으면 더~더 잔인한 이야기에 빠진다.

 

지금은 레고의 히든 사이드에 빠져있다.

스스로 인물을 만들고 이름을 짓고 엄마에게 이야기를 한다.

엄마는 "아~그래!!! 그렇구나!!!"로 아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여주는 게 전부이다.

 

아이의 그림을 보며 나는 또 혼자만이 생각에 잠기는 밤이다.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 엄마에게 신나게 설명한다.
아이의 끊임없는 구애에 오늘도 화답한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