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들려온, 솔직히 제가 살아생전 들어 볼 수 있을 거란 상상을 하지 않았던 일이 마지 영화의 대사처럼 온 나라에 울려 퍼졌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 말입니다.
처음에는 가짜뉴스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만큼 현실감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누구의 거짓도 아닌 엄연한 사실로 2000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 쾌거였습니다.
여론에서는 대한민국의 독서가 아주 바닥 수준이라며 문제점을 쏟아내다 뜻하지 않게 지금 서점가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저도 여기에 편입해 한강 작가님의 작품을 몇 권 구입했습니다. 제가 읽은 책은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어 소장하고 있는 책이 없었거든요.(。・ω・。)
저만큼 발빠르게 창원도서관도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큰 배너로 알렸습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 후 제가 활동하고 있는 창원도서관 소나기 독서모임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얄팍한 독서가이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매월 세째주 금요일에 창원도서관 해담건물 해담홀에서 모임을 진행하지만 이번달(10월)은 사정상 모임장소가 변경되어 책담 2층 책벗에서 진행됐습니다.
10월 소나기 독서모임 선정도서는 천현우 작가의 <쇳밥일지 청년공, 펜을 들다>였습니다.
2023년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이기도 했던 책으로 이번달(10월) 독서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독서모임 참가 인원은 리더 포함 11분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독서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날도 같은 책을 읽었지만 느끼는 글귀가 제 각각 달랐고 느끼는 감정도 달라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조금 불편한 감정까지 들었습니다. 독서모임에 많이 참가하지 않아 경험적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서툴러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같은 문장에서 서로 상반되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했고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나 이외의 다른 생각에 '그럴수도 있게다'다는 호응이 일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어보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시간의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순식간에 지났습니다. 정말 제대로 토론의 시간을 갖는 기분이라 독서모임에 더 애착이 갔습니다.
◈ 11월 소나기 독서모임 ◈
- 모임일자 11월 15일(금) 10:00 ~ 12:00
- 선정도서 어른답게 말합니다(강원국)
- 모임장소 창원도서관 해담 3층 해담홀
10월 독서모임 선정도서 쇳밥일지 청년공, 펜을 들다 독후감.
- 제 목 쇳밥일지_청년공, 펜을 들다
- 지은이 천현우
- 출판사 문학동네
책을 읽을 때, 간혹 나는 나쁜 사람이기도 괜찮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불우한 환경이었다 이만하면 괜찮지 않나 스스로 위안삼을 때가 있다. 이번 책은 나를 나쁜 사람으로 단정하게도 했고 나름 나쁘지 않은 환경에서 살았구나 위안 삼게도 했다.
<쇳밥일지_청년공, 펜을 들다>는 작년 2023년 경남독서한마당으로 선정되어 읽은 후 꼬박 일 년 만에 독서모임을 위해 다시 읽었다. 전직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으로 더 유명세를 타 대중도서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개인적으로 독서는 인간 즉, 개인의 삶에 좁게 형성된 스펙트럼을 좀 더 넓고 다양하게 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만큼 개인이 다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삶을 간접 체험하면서 만족하기도 반성하기도 한다. 두 번째 읽는 이 책은 그런 생각으로 접근해 읽어 보기로 했다.
작가는 자신이 비정규직으로 산업 현장에서 일하며 겪은 사건과 사실을 풀어냈다. 이야기 초반은 작가의 유년시절 불우한 환경을 서술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해 기능대학과 산업체에서 비정규직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주로 풀어냈다. 전기 관련 일을 하다 지인의 권유로 용접공으로서 삶의 궤적에 방향 전환이 이루어졌다. 전체적으로 작가의 인생 서사가 보편적이지 않고 특별해 비정규직으로서의 삶이 독자에게 좀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간 듯하기도 했다.
그렇다 해도 개인적으로는 나에게 그런 산업 현장에서의 사건들이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듯 글로 타인의 삶에 큰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글이 조금은 더 섬세하게 표현되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기업체의 이름이 그대로 드러난 점, 자신의 경험이 큰 덩어리의 실체인 것처럼 기술된 점 등이 그랬다.
육아를 하는 엄마로서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주양육자인 엄마 생각도 아이의 생각과 일치할 수 없다. 양육에서 단정적인 어투는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어 아이의 생각도 물어본 후 서로의 입장차를 인정하며 거리를 좁히는 거라 생각한다. 하물며 가정보다 더 큰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더 그렇다고 생각한다. 다각화된 면에서 한 면만 보고 그것이 전부 사실인 것처럼 서술된 듯해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했다.
그렇다고 독자의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일어난 사건에 대해 당사자의 입장 정도는 물어본 후 그 경험치로 글을 썼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컸다는 이야기다. 누구는 그래서 더 좋았다고 말하는 독자도 있다. 그 의견도 존중한다. 하지만 점점 서로의 입장에 선을 그어 놓고 선 밖은 틀리다는 극단으로 가고 있는 현 사회에서 글을 쓰는 작가라면 그래서 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작가의 다음 작품은 단정적이지 않고 상대방의 반론도 충분히 허용한 다듬어진 글이었으면 한다.
*위 글은 경상남도교육청 창원도서관 홍보 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