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9. 20.), 태풍 소식이 있어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뒤덮은 날이었다. 이날 오전은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다 말다를 반복했다.
창원도서관의 독서동아리_소나기에 가입해 두 달이 지났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에 독서모임 있다. 그런데 약속이라도 한 듯 꼭 이날 일이 생겨 7월에 가입 신청하고 9월에야 첫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
처음은 무엇이든지 긴장되고 두렵고 설레는 복잡한 마음인지라 이날의 날씨만큼이나 내 마음도 긴장으로 우중충했다.
모임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책담을 먼저 둘러봤다. 태풍이 지나고 나면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는데 여전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이날은 온 세상을 습기가 장악해 후덥지근하기까지 했다. 9월은 추석을 지나 첫 방문한 도서관이라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예쁜 단풍에 탐스럽게 영근 과일을 지키기 위해 우뚝 서있는 허수아비가 정겹다.
밖은 우중충하지만 여전히 책담은 화사하고 밝아 기분이 한 결 나아지는 듯했다. 책담을 나와 독서모임 장소인 해담 건물로 향했다. 3층 해담홀 입구는 "지금은 독서동아리 운영시간입니다"라는 표지가 붙어 있어 문을 열기 전부터 두근두근 가슴이 방망이질했다.
독서동아리 모임시간은 오전 10시. 한 명 두 명 모이기 시작하더니 이날 독서모임에 참가할 사람들은 제시간에 모두 모였다. 독서모임에 들어가기 전 처음인 나를 위해 서로 가볍게 인사를 나눴고 따뜻한 마음을 전달받았다.
개인적으로 소나기 독서모임에 가입한 가장 큰 이유는 길라잡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중구난방으로 난립하는 이야기를 목표지점까지 잘 끌어 줄 사람이 나에게는 절실했다.
이날 모임 인원은 총 8명으로 선정도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 나눴다.
'와! 참가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중간중간 길라잡이 님의 방향키에 모두들
약속된 두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났다. 서로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감탄하며 아주 유쾌한 모임이었다.
첫 모임의 긴장과 두려움의 자리는 설렘으로 가득 찬 날이 됐다. 다음 모임이 기대가 된다.
◈ 창원도서관 독서동아리_소나기 10월 모임 ◈
- 모임 시간 2024. 10. 18.(금)
- 모임 장소 해담 3층 해담홀
- 선정 도서 쇳밥일지/천현우
- 제 목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지은이 룰루 밀러
- 출판사 곰출판
나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책이었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뭐지? 했다 두 번째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번에 읽으며 작가 룰루 밀러의 성장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과학 저널리스트 룰루 밀러는 유년시절 인생에 아무 의미가 없다는 아빠 말에 혼돈의 시간을 살아간다. 그로 인해 스스로 삶을 선택하려 하고 그 유혹에 늘 노출되어 있다. 이때 만난 인물이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다. 어떠한 일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서 자신의 길을 가는 그에게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하지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알아갈수록 점점 더 혼돈 속으로 들어간다. 어떠한 일에도 불굴의 의지를 모여 준 그가 사실은 자신이 만든 자연의 질서를 위해 무자비함을 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연의 혼돈 속에서 인류가 찾고자 하는 질서는 허구일 수 있다는 걸 인정하며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우리가 얼마나 타인의 시선과 인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지 이 책을 통해 배우는 시간이었다. 누가나 인정하는 성공한 타인을 따라 배우는 삶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나를 인정하지 않고는 삶에서 어떤 답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각자의 고민과 그 고민에 흔들리는 시간을 보낸다. 작가는 스타 조던을 통해 독자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위 글은 경상남도교육청 창원도서관 홍보 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